[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해리 마코위츠가 주식에 60%, 채권에 40%를 배분하는 투자 전략을 가지고 나온 지 60년이나 됐다. 지금까지의 수익률은 좋았지만 앞으로 전망은 밝지 않다. 대체투자에 자산을 배분해야 한 자릿수 후반의 수익률이 나는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다”
| 2021 글로벌 대체투자콘퍼런스가 8일 오전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개최됐다. 랜돌프 코헨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교수가 ‘크레딧·부동산·인프라…자산별 ESG 차별화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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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돌프 코헨 하버드경영대학원(HBS) 교수는 8일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열린 이데일리 2021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포트폴리오 이론은 1950년대 해리 마코위츠가 제시한 이론으로 노벨 경제학상까지 받았다.
랜돌프 코헨 교수는 주식에 60%, 채권에 40%를 투자하는 전통적 투자 방식이 앞으로는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고 봤다. 60대 40 포트폴리오는 경기와 맞물려 비슷한 수익률을 보였다. 2008년 금융위기를 제외하고 적자를 낸 경우도 없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올 경우 리스크에 노출된다고 코헨 교수는 지적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천문학적인 돈을 찍어내자, 위기 상황임에도 채권 수익률이 상승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코헨 교수는 “60대 40의 포트폴리오로 주식과 채권 시장에 투자한 사람은 1960~1970년대 당시엔 굉장히 과감한 사람들이었다”며 “이 방법으로 연평균 수익률 9%를 얻었지만 앞으로는 다를 것이다. 이제는 과감한 대체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높아진다면 채권과 주식 모두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채권 시장이 폭락하면 주식도 마찬가지로 폭락할 것이다. 60대 40 포트폴리오로 적정 수익은 얻을 수 있지만, 리스크 관리에 있어선 상당히 어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체 투자 자산은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러 자산을 모은 패키지는 리스크가 낮아지는 것이 장점”이라며 “수십년 간 수익률이 입증된 전통적 자산과 가장 실험적인 자산 모두에 발을 담그는 것이 좋다”고 했다.
특히 가상화폐와 인공지능(AI) 기반 자산 등 불확실하지만 잠재력이 높은 자산에도 관심을 가질 것을 강조했다. 코펜 교수는 “첨단 투자 자산에 모든 돈을 넣을 필요는 없지만 어느 정도는 투자해 학습하고 종합적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사모신용펀드(PCF)에 대해서도 “은행 대출에 투자하고 싶을 경우 은행주나 보험주를 거래할 수 있지만 비용이 높다”며 “다양한 방식으로 PCF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 은행주를 직접 사지 않고도 기회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 대출의 수익률이 높고 재보험의 수익률도 높다”며 “이쪽으로 어떻게 접근할 지가 중요하다”고 부연했다.